如雲 2020. 3. 20. 14:31

할 수 있는 운동 정말 많죠.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는 인천에 사는데, 인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시민체육센터가 서너개는 되는 것 같고 대부분 수영장을 기본으로 갖고 있고 실내 운동장 혹은 실외운동장을 갖고 있습니다. 거기서 에어로빅, 요가, 검도, 축구, 야구 등 별거별거 다 배울 수 있어요. 아이스링크에선 스케이트, 컬링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문화센터나 노인복지센터, 시청, 구청, 보건소 등등에도 체육교실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건강체력이 좋고 건강하고 부지런하시다면, 무엇보다 평소에 활동량이 적당한 편이라면 이런 저렴하고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곳에서 운동을 하세요. 좋은 프로그램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말 많아요. 그러니 일단 검색을 해보세요. 거기서 이것저것 해보면서 맞는 운동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건강해도 운동을 억지로 해야하는 분은 일단은 집 앞, 혹은 회사 앞에 있는 체육관이 좋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매일 해서 버릇을 들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5년 넘게 운동을 하는 데도 버릇이 안 되서 고생을 하고 있긴 합니다. 요즘 헬스장, 요가원, 필라테스, 태권도장은 정말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특히 헬스장, 태권도장은 출혈경쟁으로 가격도 굉장히 저렴합니다. 성인이라면 태권도장 수업은 중, 고등학생과 같이 하면 됩니다. 어차피 태권도를 오래한 그 청소년들이 생초보인 성인인 우리보다 훨씬 잘하겠지만 창피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창피함보단 질투심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도장 청소년들은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싸워도 왠지 어른한텐 인사도 잘해요=ㅠ=ㅋ

 

자꾸 기본적으로 건강함을 말하는데 그게 뭘까요.

흔히 심폐지구력,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정도를 건강체력에 넣고,

민첩성, 균형성, 협응력, 힘, 반응속도, 스피드, 순발력을 운동체력이라고 합니다.

무 자르듯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건강체력이 있어야 일상생활도 아프지 않게 잘 할 수 있습니다. 면역력도 좋아지고요. 운동체력은 나이가 아주 어리거나 많다면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어느 정도는 받쳐줘야 유사시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생존력이 올라가는 거죠.

 

잠깐 제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저'는 여중, 여고를 나왔습니다. 체육시간이 무늬인 학교를 나왔다고 해야겠죠. 초딩 때 오래달리기 하다가 죽을 뻔 한 기억, 중딩 때 100미터 달리기를 한 기억은 있지만 그 외엔 도대체 체육시간에 뭘 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그 증거가 펑퍼짐한 제 엉덩이였죠. 중딩 때부터 하비였습니다. 혈액순환 안되고 잘 붓고 그랬어요. 여기에 취미는 만화책 읽고 영화보는 것입니다. 음악도 좋아합니다. 주로 방바닥에 붙어서 합니다. 한마디로 논다고 하는 일이 엎으려서 만화책 읽으면서 음악듣고, 몸 반쯤 뉘여서 영화나 드라마를 틀어놓고 빈둥대는 거에요. 일은 주로 책상 앞에서 했습니다. 컴맹이지만 한글과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는 인간직장동료보다 가까웠죠. 이러고 34년을 살았습니다.

 

그랬더니 당연히 일자목, 거북목 됐죠. 몸은 항상 앞쪽으로 수그러져서 가슴, 복근은 쪼그라들고 등과 뒷목 근육은 늘어났습니다.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가기 위한 이동을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자라 움직이질 않아 당연히 순환계 안 좋죠, 하체 근력 떨어지죠, 만날 앉아있으니 골반 뻑뻑하죠, 근력 떨어지니 관절도 당연히 안 좋아지고요. 보너스로 디스크도 탈출합니다.

 

아마 '저' 같은 분들 많을 겁니다. 운동체력은 커녕 기초적인 건강체력도 부족할 가능성이 커요. 이런 분들은 '집 가까운 곳'에서 가능하면 1:1 혹은 소수인원으로 진행되는 운동을 배우기를 추천합니다. 30대가 지났다면 건강하더라도 이렇게 하세요. 일단 몸 쓰는 법을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저는 바른 자세로 서는 법을 서른 다섯에 배웠습니다.

평생 몸을 쓰면서 살았겠지만 몸 쓰는 방법은 모를 수 있습니다. 모든 '행동'은 배워야 할 수 있습니다. 아기나 어린이를 보면 아실 수 있습니다. 추울 때 몸을 오그리면 좀 낫다는 것도 배우는 겁니다. 기는 것, 걷는 것, 뛰는 것 모두 하나씩 천천히 배우는 거에요. 멀쩡히 걸어다니고 밥 숟가락 들어서 입에 넣는 움직임을 잘 한고 다른 움직임(운동)도 당연히 잘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창피해할 필요도 없고 주저할 필요 없습니다.

 

저는 건강에 크게 문제가 있는 분이 아니라면, 그리고 당장 고쳐야 하는 문제가 있는 몸이 아니라면 서로 다른 성격의 운동두 가지 이상 하라고 권합니다. 모든 신체 문제가 해결되고 모든 운동능력을 키워주는 완벽한 운동은 없습니다. 가끔 요가만 하면 몸도 좋아지고 건강해지고 마음의 평화도 오고 뭐 이렇게 약 파는 분들이 있는데 아닙니다. 아주 거짓말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맞는 말도 아닙니다. 모든 운동은 나름의 특성이 있어서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이 있습니다.

 

조합은 고민을 해봐야겠죠. 당장 나에게 필요한 운동+내가 하고 싶은 운동 혹은 건강체력을 높이는 운동+운동체력을 높이는 운동 이렇게 공식을 세우고, 나는 근지구력이 더 필요하니까 헬스+협응력이 모자라니까 태권도 혹은 유연성이 모자라니까 요가+민첩성이 모자라니 춤 이렇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럴려면 일단 내 몸 상태가 어떻고 나에게 필요한 운동이 뭐고, 내가 운동으로 원하는 게 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시간과 돈은 나중에 배분하면 되니까 일단 나를 위주로 생각해보세요.

 

아니, 운동 하나 하는데 뭐 이렇게 생각할 게 많아하시는 분이 계시겠죠. 맞습니다. 일단 시작을 해야하고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요즘 실내보다 야외가 더 안전하다니 집에만 계시지 마시고 날씨도 좋은데 가볍게 산책이나 조깅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집 주변에 회사 주변에 무슨 체육관이 있나 한번 둘러보기도 하시고요.

 

 

덧.

저는 다행히 디스크 탈출 전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책상 앞에서 일하는 시간이 60프로 나머지 40프로는 노동을 해야하는 직종이었어요. 이 때 근육을 쓸 줄 몰라 관절힘을 갈아넣었더니 관절통이 생겼습니다. 덧붙이자면 저는 항상 자세가 좋다는 말을 들었고, 노동 할 때도 힘이 좋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래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