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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환자(?)의 운동 본문

건강하게 살기 쉽지 않네/운동초보자를 위한 가이드

빈혈 환자(?)의 운동

如雲 2020. 4. 24. 13:42

빈혈은 미묘한 질병입니다. 심한 빈혈이라도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병이 아니라 일상생활은 그럭저럭 할 수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빈혈이 얼마나 심한지를 어떤 유형의 빈혈인지 검사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 성인의 10프로 정도는 빈혈인 상태이고 비율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4-5배 정도 많습니다. 열명 중에 한명은 빈혈 때문에 특정 활동이나 운동을 못할 가능성이 크고 빈혈의 정도에 따라 만성 피로와 무기력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만성적인 피로와 무기력은 결국 우울증 등의 심리적인 병을 부르기도 합니다.

 

빈혈을 단순하게 피가 모자르는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조금 들여다보면 피 속에 어느 성분이 모자라서 -> 혈액이 하는 일을 못해서 -> 빈혈 증상이 발현이 된다고 봐야 합니다.

변혈을 유발하는 피 속의 어느 성분이란 대체로 적혈구, 헤모글로빈, 철분입니다. 혈액은 백혈구와 적혈구 그리고 물(혈장)으로 이뤄지고, 적혈구 안에는 헤모글로빈이 있고 헤모글로빈 안에는 철분이 있습니다. 혈액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하는데, 산소를 포집하는 세포가 헤모글로빈(과 그 안의 철분)이에요.

적혈구가 모자르다면 헤모글로빈과 철분도 함께 부족할테고 적혈구는 충분한데 헤모글로빈이 부족할 수도 있죠. 혹은 헤모글로빈은 적당히 있는데 산소 포집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철분이 부족하거나 다른 이유로요. 

 

정확히 알려면 1.의사와 상담을 하고 필요하다면 2.검사를 받아 3.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에 맞는 4.대책도 세우니까요. 거의 모든 질병은 이 순서대로 갑니다. 셀프 진단하고 나서 병원에 약 받으러 가지 마시고 증상을 정리해서 의사에게 전해주세요. 나의 증상을 말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보고 상담하는 게 1차 진료를 하는 방식입니다.

 

 

빈혈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의 빈혈(철분부족, 적혈구 부족)은 섭생으로 나아집니다. 가임기 여성은 생리 때문에 빈혈이 있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아닙니다. 식사량이 떨어지는 노인도 빈혈이 심합니다. 한마디로 잘 먹지 못해서 빈혈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단 이야깁니다. 적혈구 부족으로 인한 빈혈이나 철 결핍성 빈혈은 대부분 잘 먹으면 낫습니다. 신선하고 영양분이 많이 든 음식을 골고루 많이 드세요. 골고루 많이요. 아주 골고루 아주 많이요.

 

제가 빈혈의 증상으로 어지럼증보다 무기력과 피로를 든 이유는 어지럼증은 빈혈 말고도 다른 이유로도 생기지만 산소부족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더 어필하고 싶어서입니다. 신선한 산소가 계속 유입이 되야 몸을 잘 움직일 수 있고 뇌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상적으로 사고하고 쓸데없이 짜증을 안 부릴 수가 있다는 겁니다. (모든 짜증이 빈혈 때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아픈 인간은 진상을 부리게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지럼증은 순환계가 안 좋아서 생길 수도 있어요. 적혈구 수도 충분하고 헤모글로빈도 충분하고 철분도 충분한데 혈액=산소가 원활하게 돌아다니질 못하는 거죠. 기립성 빈혈도 비슷합니다. 고정된 자세로 오래 앉아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면, 앉아있는데만 필요한 정도의 혈류와 산소운반만 했던 몸이 급작스런 활동에 늦은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한 증상이지 빈혈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증상이 반복되면 불편하니까요, 오래 한 자세로 있지 말고 자세를 바꿀 땐 천천히 하세요. 기립성 빈혈은 평소에 많이 움직이고 운동을 하면 더 나아질 겁니다.

 

이쯤되면 대충 아, 빈혈 환자는 무슨 운동을 못하겠구나 짐작이 가실 거에요.

수영, 달리기 등 산소 소비가 많이 되는 유산소 운동은 거의 못합니다. 해도 금방 지치고 피곤하고 체력이 오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질 거에요. 같은 유산소라도 요가처럼 에너지가 많이 들지 않는 운동은 괜찮습니다. 속도감 있는 산책도 괜찮겠죠. 수영을 하고 싶다면 수영교실에서 단체로 하는 거 말고 일단 개인교습부터 시작하세요. 빈혈이 심한데 단체로 하는 50분 수업 들어가서 남들 따라하면 쓰러집니다. 잘 먹어서 빈혈을 고치고 개인교습으로 수영 배워서 좀 천천히 단체수업 들어가면 됩니다.

무산소 운동도 좋아요. 우리는 어차피 득근을 해야하지 않슴까? 헬스장 가서 트레드밀이나 자전거 위에 계시지 말고 괜히 아령이나 봉이라도 한번씩 들어보세요. 일단 찝쩍거려야 할 맘도 생기니까요. 필라테스도 좋고요. 기계체조는 좋아보이는데 접근성이 좀 떨어지죠. 실내암벽등반은 지역마다 한개씩은 있는 것 같으니 한번 체험해 보세요. 단거리 스프린트도 무산소 운동이니 한번씩 도전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보통 사람은 스프린트가 안되니 결국 유산소에서 시작하는 게 되겠지만 잠깐씩 하는 걸로 쓰러지진 않으니까요.

검도나 태권도 학원도 좋아요. 운동 성향 자체는 유산소지만 빡쎄지는 않고 어쨌든 체력이 필요한 운동이라 중간중간 맨몸 근력운동도 시키거든요.

 

 

이상 40년 인생 중 36년간 심각한 철결핍성 빈혈을 달고 산 자의 경험담이었습니다. 나은지 몇년 안되서 아직도 유산소 운동은 잘 못합니다. 싫어하기도 하고요.

저는 숨이 차는 게 싫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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