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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시작해볼까...2. 몸 상태 본문
운동을 할 때 목적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득근을 해서 수술없이 몸성형하고 싶다, 그만 마르고 싶다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죠. 저도 늘 살을 빼야겠다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살았는데 실제로 성공한 적은 없네요^^;;
일부러 몸을 망치기 위해 사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편한 생활을 하다 보면 몸이 자연히 망가져요. 정확히는 편한 생활을 위해서도 아니고 그냥 일이나 공부같은 것을 열심히 하다보면 피곤해져서 몸을 돌볼 여유가 사라집니다. 살을 빼고 싶은 이유가 단순히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남이 원해서, 주변에서 살을 빼라고 해서, 사회적 압박 때문에라면 건강하게 살을 빼기 쉽지 않습니다. 건강하게 살빼기로 검색을 해봐야 좋은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아요. 결국 매사에 내 몸이 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겁니다.
하지만 저는 운동을 할 때는 목적이 뭐든 일단 자기 몸 상태를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도 많겠지만 사고나 수술 혹은 노화 때문에 근골격이 모두 약해진 상태인 분도 계실 테고, 책상 앞에서 일하는 30대라면 슬슬 디스크탈출증을 걱정해야 할 나이입니다. 노동을 하는 분들 중에도 허리와 무릎이 약한 분이 많습니다. 어린 나이에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사람도 많고 평생 2킬로 아령 이상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아기를 돌보다 손목이 극단적으로 약해진 분도 많아요.
보통의 요가원, 헬스장, 필라테스 스튜디오에선 '근골격이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운동을 가르칩니다. 1:1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여럿이서 하는 운동이라면 100% 그렇습니다. 약간의 거북목이나 약간의 척추측만증, 골격근이 조금 약한 사람이라도 잘 먹고 운동을 하면 금방 나아지는 건강한 사람이 기준이죠.
그래서 오랫동안 요가를 했는데 손목이 나갔다는 분이 계시고 헬스하다가 디스크 나갔다는 분이 계시는 겁니다. 유산소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어질어질하고 체력만 바닥나는 경우도 있을 거에요. 건강하려고 매일 걸어다녔더니 족저근막염이 걸리는 식이죠.
내 몸이 그 강사나 트레이너가 (그리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만큼 건강한 상태가 아닌데 건강한 사람이 쓰듯이 몸을 쓴 겁니다. 몸의 구조상 더 약한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생활습관 때문이든 유전 때문이든 다른 사람에 비해 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영양이나 유전적이 문제 때문에 유난히 회복이 느린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른다는 거죠. 하지만 어려워서 모르는 게 아니라 그런 부분을 생각해보지 않아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 운동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최소한
1. 유난히 자주 아픈 부분이 있는지
2. 평소 활동량이 얼마나 되는지
3. 활동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는 생각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내근직이지만 작정하고 운동을 안해도 산책을 자주하고 종종 버스나 전철을 잡으려 뛰는데 잘 뛰고 호흡도 잘 안 흐트러진다면, 그리고 여름엔 바다에 뛰어들기도 하는 분이라면 활동량이 꽤 되고 활동량의 수준도 높은 편이겠지요.
내근직에 취미활동도 게임, 영화보기, 독서 등 대체로 앉아서 하는 거고 일 끝나고 돌아오면 방바닥에 몸을 뉘이는 게 일상이라면 활동량이 정상인보다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분들은 호흡도 잘 못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자주 아픈 부분에 대해서는 셀프진단을 하지 마시고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세요. 당장 처방을 받지 않아도 통증에 대한 원인이나 그에 대한 대처방안을 물어봐도 됩니다.
작년엔가 제가 '저 목이 너무 자주 아파서 짜증이 납니다. 원인을 알고 싶어요'라며 정형외과 선생님께 찡찡댔습니다. 그랬더니 의사 분이 '목이 아주 긴 편인데 보통 목이 긴 사람이 통증도 많다'며 제 목 엑스레이를 가만히 보더니 뼈가 두 개나 더 많다고 하더군요. ㅋㅋ 경추가 많은 경우는 없다는데 여기 있습니다. 저는 목 뼈가 9개에요. 제 목이 근육을 키우는 것 말고는 구조적으론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으니 거기에 맞춰 운동을 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내과든 정형외과든 친절하고 설명을 잘해주는 의사선생님을 찾아보세요. 완벽한 진단을 못 받아도 최소한 내가 모르던 내 몸에 대한 정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평생 사용한 몸이라고 잘 아는 건 아닙니다. 너무 익숙해서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으니 몸을 한번 돌아봐주세요. 나와 평생 살아야 하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자신이고 내 몸입니다. 그리고 관심도 주고 애정도 주고 돌봐주면 그만큼 보답을 하는 게 몸이에요.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말도 많은데 그게 어떻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기계적으로 몸을 돌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한 번 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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