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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본문

처음 요가를 했던 때가, 20년 전인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요가라는 이름을 붙인 스트레칭 수업을 들었죠. 현재 한국의 요가는 평범한 스트레칭 수준에선 벗어나서 수련과 운동 사이에 있는, 좋게 말하면 일타이피고 나쁘게 말하면 이도저도 아닌 포지션을 취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수련 쪽에 초점을 맞추는 요가원도 있고 좀 더 운동에 초점을 맞춘 요가원도 있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걸 맞추다보니 대부분 그 사이의 어드메쯤 있죠.

 

요가는 인도에서 만들어졌고 20세기에 서구권에 알려지면서 이론을 구축하고 운동적인 요소가 들어갑니다. 미서부지역에서 멘탈관리와 힘들지 않고 할 수 있는 움직임(아사나)이 결합하며 현대요가가 완성됐죠. 유명한 강사도 북미에 많고 새로운 동작과 시퀀스를 만드는 것도 북미지역이 제일 활발합니다.

 

저는 운동으로서의 요가에 더 집중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론 요가로 멘탈관리(=우울증관리)를 하진 않아요. 요가의 멘탈관리라는 건 '현재(지금 하고 있는 동작)에 집중'하라는 명상법을 아사나와 같이 하는 겁니다. 사실 어떤 운동이든 제대로 하려면 당연히 하고 있는 동작에 집중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부상을 입거나 엉뚱한 운동을 하게 됩니다. 저는 명상도 안 하지만 사실 명상의 이론(?) 어렵지 않습니다.

운동할 땐 운동 생각만 하고 설거지 할 땐 설거지 생각만 하고 밥 먹을 땐 밥 먹는 생각만 하고 출근할 땐 회사일을 미리 생각하지 말고 출근 자체에만 집중 하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학시간에 영어공부하고 국어 시간에 수학 공부하는 평범한 인간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요가 강사가 가이드를 줍니다. 계속 집중하라며 호흡과 아사나를 강조하는 거죠. 요가에서 호흡과 아사나는 명상의 도구가 됩니다. 이런 점 때문인지 요가를 하고 나면 부교감신경이 활발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운동으로서의 요가는 어떨까요.

보통의 근력운동은 근육을 수축하면서 합니다. 근육이 짧아질 때 힘을 잘 쓸 수 있거등요. 요가는 굳이 따지자면 신장성 운동+이완 운동입니다. 근육을 늘리면서 힘을 쓰는 동작이 많습니다. 그래서 근력이 꽤 좋은 요가 강사도 펌핑이 안 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요가로는 근비대가 안 됩니다. 하지만 이미 근발달이 잘 되어 있고 근력이 충분하다면 요가로 근육을 다양한 방식으로 훈련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요가를 1. 강도가 낮은 운동을 하고 싶은 운동입문자. 2. 펌핑운동만 엄청 하는 헬창에게 특히 더 추천합니다. 요가는 운동강도가 낮아서 걸어들어가서 걸어 나올 수 있는 운동이라 부담이 없어요. 시퀀스도 산모양으로 점점 강해졌다 다시 쉬워집니다. 심지어 마지막엔 숙면에 빠지기도 하죠. 그래도 운동을 처음하는 사람에겐 힘 들어서 땀을 뻘뻘 흘리는 운동이 될 것이고, 펌핑 운동만 많이 하는 분들에겐 하나도 안 어려운 동작을 하면서도 아파서 땀을 뻘뻘 흘리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두 유형 모두 익숙해지기만 요가를 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력이 충만하신 분은 오래지 않아(=유연해지기만 하면) 흔히 '멋지다'고 하는 동작을 모두 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리고 관절이 안 좋은 분에겐 비추니다. 특히 요추가 안 좋은 사람에게 과한 전굴, 후굴은 약이 아니라 독입니다. 저는 아프느니 안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접근성이 좋아 요가를 하고 싶으시다면 단체 수업에선 스탠딩 위주의 아사나를 위주로 하시고 시간과 금전의 여유가 있다면 일단은 1:1 수업을 추천합니다.

 

요점.

1. 요가는 근력운동 아닙니다. (근력이 바닥인 사람에겐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근비대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요가로 근육과 근력이 같이 올라온다면 요가 강사하셔도 됩니다.)

2. 매일 한시간 요가한다고 살이 빠지진 않습니다.

3. 하지만 근육 통증엔 꽤 도움이 됩니다.

4. 자세교정 잘 안 됩니다. (척추측만증엔 전문병원이 제일 좋아요.)

5. 목, 허리 안 좋으신 분은 다 나은 다음에 하시는 게 좋고 꼭 해야하는 분이라면 굉장히 조심해서 하셔야 합니다.

 

사소한 팁.

1. 손목이 안 좋으신 분은 최소한 손목과 팔뚝 강화 운동을 따로 해주세요. 여유가 된다면 어깨, 등 근육 운동을 해주면 더욱 좋습니다. 짜뚤랑가 백날 해도 전완근 안 만들어집니다. 아주 좋은 경우엔 몸통 근육이 좀 만들어질 수 있는데 보통의 경우 그전에 손목이 아작 날 가능성이 더 큽니다.

2. 근육운동이 절대 하기 싫은데 핸드스탠딩을 하고 싶다면 살을 빼면 됩니다. 그니까,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근력을 키우거나 근력이 견딜 수 있는 체중을 만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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