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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feat. 복근운동 본문
요가나 필라테스는 호흡을 굉장히 강조합니다. 상대적으로 헬스는 덜하지만 헬스 할 때도 호흡은 중요합니다. 하긴 호흡이 안 중요한 운동은 없을 것 같아요.
호흡엔 여러 근육이 동원됩니다. 갈비뼈 사이사이에 있는 근육과 횡격막도 근육이고요, 복근은 물론이고 필요하다면 목근육까지 씁니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어깨가 들썩이며 숨을 몰아 쉬는데 이때 쓰는 근육이 목근육과 갈비뼈 사이에 있는 근육이에요. 그러니 숨쉬기 운동만 잘해도 이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특히, 갈비뼈와 골반 사이를 둘러싸고 있는 복횡근이라는 배근육이 있는데 이건 제일 안쪽 근육이라 신경쓰지 않으면 단련하기가 쉽지 않아요. 근데 호흡만으로 단련할 수 있죱.
만약 복근운동을 할 때 배가 튀어나오는 분이라면 제일 위에 있는 복직근(흔히 식스팩이라고 하는 그 근육) 운동만 되고 있다고 보심 됩니다. 복부는 네 개의 근육이 겹쳐져 있거나 엇갈려 있어서 골고루 단련되어 있는 게 좋아요. 복부가 잘 단련되어 있으면 복압을 유지도 잘 됩니다. 헬스할 때 무게를 치면 힘을 쓸 때 숨을 멈추는데 그 이유가 복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입니다. 복압이 유지가 안되면 척추뼈에 무리가 가거든요. 무게를 칠 때 허리가 아픈 이유는 능력이상의 무게를 들어서 일수도 있고, 자세가 잘 못 되서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이유 모두에 복압유지가 안 되고 있다는 요소가 숨겨져 있습니다.
주로 실내에서 일하는 분은 아마 복압이 낮고 숨이 얕을 것입니다. 활동력이 떨어지니 굳이 깊은 호흡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앉아 있으면 더 합니다. 몸이 구부정하기 때문에 복횡근이 활동범위만큼 움직이지 못하거든요. 그래서 어깨를 움직이면서 숨을 쉬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숨쉬는 연습은 누워서 하는 게 좋습니다. 몸을 펴놓고 긴장을 푼 상태에서 하시면 됩니다. 가슴과 배에는 힘이 들어가지겠지만 어깨나 다리엔 힘을 줄 필요는 없겠죠? 아니, 풀어야 합니다.
호흡은 천천히 마시고 천천히 내쉬는 방식으로 하고, 길이는 가능한 만큼 하면 됩니다. 처음엔 숫자를 세면서 하세요.
정석대로 하자면 가슴과 복부에 다 숨을 불어넣는 느낌으로 해야하는데 숨이 얕으면 힘들 수 있으니 분리해서 합니다.
먼저 숨을 가슴에 꽉 채운다는 느낌으로 공기를 마시며 갈비뼈를 최대한 확장 시킵니다. 이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움직이면 안 되고 가슴 쪽 갈비뼈와 옆구리의 갈비뼈, 등쪽의 갈비뼈가 전체적으로 확장한다는 느낌으로 해야합니다. 그리고 내 쉴 때는 갈비뼈를 전체적으로 다 조여주세요. 이거 쉽지 않을 겁니다. 이걸 요가에선 '등으로 호흡하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공기를 천천히 채우고 천천히 빼면서 갈비뼈가 전체적으로 움직이는 걸 느끼면서 하세요.
그리고 흔히 복식호흡이라고 하는, 배를 빵빵하게 했다가 쑥 집어 넣었다가를 반복하는 복부호흡도 있습니다. 다만 배만 넣었다 뺏다를 반복하지 마시고, 숨을 마실 때 배, 옆구리, 등쪽의 허리까지 공기가 들어가는 느낌으로 빵빵하게 만드세요. 내쉴 때도 배만 쑥 넣는게 아니라 옆구리와 등까지 꽉 조여줘야 합니다.
이게 잘 되면 요도와 항문 사이의 회음부까지 빵빵하게 해주세요. 실제로 숨이 들어가진 않지만 공기가 배 안 쪽을 다 채운다는 느낌으로요. 내쉴 때는 그쪽 근육(골반기저근)을 조이면서(똥꼬를 조이면서 하면 더 느낌이 잘 오겠지요.) 공기를 밀어내는 느낌으로 하면 됩니다. 실제로 골반기저근이 단련됩니다. 숨쉬면서 케겔운동까지 한방에 하는 거죠. ㅎㅎ
이걸 각각 연습하고 잘 되면 나중엔 이걸 합쳐서 하면 됩니다. 그리고 갈비뼈와 복근을 전체적으로 사용하면서 숨을 쉴 수 있게 되면 마지막 단계로, 갈비뼈와 배를 납작하고 단단하게 조여놓고 같은 방식으로 호흡을 합니다. 공기를 밀어넣는데 갈비뼈와 복부를 조이니 등척성 수축 운동이 되겠죠. 복근이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줍니다.
요가에선 배로 먼저 숨을 넣고 그 다음에 가슴까지 숨을 채우라고 합니다. 필라테스에선 몸통에 둥근 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코에서 가슴으로 숨이 먼저 들어가고 그 다음에 복부, 골반기저근... 뭐 이런 식으로 갑니다.
순서가 어느쪽이든 상관은 없는 것 같지만 제 경우엔 필라테스 호흡이 더 잘 맞았습니다. 그러니 가르치는 것도 필라테스 방식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호흡이 잘 안되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호흡 자체를 배워본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복부 안쪽의 근육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근육이 비정상이라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조금 달라서요. 정상범위 내에서 다른 건 그냥 특징입니다.)
저는 호흡을 완전히 익히는데만 거의 한달 걸렸습니다. 매일 틈틈히 거의 한시간씩은 연습을 했는데도 그랬어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는 걸 염두하시면 조급한 마음이 덜 들 수도 있겠지요...?
제 생각엔 최고의 홈트가 숨쉬기 운동인 것 같습니다. 한번 하는 법만 배우면 집에서 틈틈히 연습만 하면 되고 힘들지도 않고 다른 준비할 것도 없고 그냥 바닥에 누워서 하면 되니까요. 여러분, 숨쉬기 운동하세요. 매일 하세요. 자기 전에도 하고 아침에 눈 뜨고 일어나기 전에도 하시고 스트레스 받아서 짜증날 때도 하시고 티비 보면서도 하시고 틈틈히 자주자주 하세요. 세상 제일 쉬운 복근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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