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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교감신경 활성화 상태 본문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주로 심리적으로 압력이나 압박을 받을 때 쓰는 말이지만 이런 상태가 되면 보통 몸에도 영향을 줍니다. 호흡이 거칠어지거나 땀이 나는 등 몸도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리고 이런 몸의 반응은 운동할 때도 똑같죠. 호흡이 거칠어지고 땀이 나고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혈압이 높아지고 열이 나는 것 말입니다.
운동생리학에서 스트레스 상황은 곧 운동을 하는 상태입니다. 몸이 휴식상태일 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 되고 전쟁이나 사냥할 때(=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는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는데 비교적 고강도 운동할 때도 교감신경이 활성화 됩니다. 이전에 이야기 했지만 산책이나 요가할 때는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 된다고 해요.
가만히 앉아서 의지로 감정을 조절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우울증도 의지로 극복할 수 없다고 누차 말씀드렸지요. 이성의 영역을 담당하는 대뇌도 의지는 일부만 담당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의지로 뉴런이나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분비를 조절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몸을 스트레스 상황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건 어느 정도는 가능합니다.
의도치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뇌에도 몸에도 좋지 않습니다. 가령 길에서 강도를 만난다던가(혹은 바로 옆에서 싸움이 난다던가), 교통사고가 날 뻔 했다던가 직장상사나 동료가 횡령을 하는 걸 보고도 못 본 척 해야하는 상황같은 것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심장이 벌떡 거리고 혈압이 높아지고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고 에피네프린(아드레날린)이 막 분비되고 소화는 안되지만 답답한 마음을 발산할 수는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의도한(=안전한) 상황에서 의도한(=원하는) 방식으로 심박수와 혈압, 근육긴장도를 높이고 교감신경이 항진됐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을 팍팍 내보내게 하는 활동(=운동)을 할 때는 마음에 응어리가 안 집니다. 오히려 뭔가 해소가 되요. 제 생각에 이 부분은 운동을 할 때 집중을 해서 잡생각이 사라지고 뇌가 하나에만 집중을 하면서 피로와 함께 해소를 경험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네, 제 뇌피셜입니다.
여튼, 뭐든 연습하면 나아진다고 하던가요.
규칙적으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운동을 하다보면 '그 상태'가 어떤 건지 알게 되고 익숙해지면, 의도치 않게 그런 상황이 와도 신체적인 스트레스를 덜 받습니다. 심리적으로도 유연하게 넘기는 것도 가능해지는 것 같고요. 고강도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근육통은 생기지만 별다른 후유증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격투기를 하는 선수보다 격투기를 보는 관중이, 필드에서 뛰고 있는 축구선수보다 관중석에 앉아 있는 관중이 더 잘 흥분을 하고 선을 넘기도 합니다. (사회적 요소도 영향을 주겠지요.)
어쨌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폭발할 때 우리는 보통 더러운 꼴을 보게 됩니다. 회사에서도 그런 분들 종종 있죠. 가만히 앉아서 소리 지르고 욕하고 짜증내는 사람이 꼭 있어요. 그리고 그꼴을 보면서 나도 흥분상태가 되는 참아야 할 때도 있죠. 그러다 뒷목 잡고 쓰러지는 거고요. 항상 후유증이 생깁니다.
아, 전혀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아드레날린이 뻗쳐서 위험순간에 사람을 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아기 엄마가 애가 위험해지자 차를 들어올렸다던가 하는 일도 있었대요. 그러고 나서는 아마 손과 발이 벌벌 떨리고... 쓰러졌을 겁니다. 어쨌든 이런 경우에 후유증이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과 운동을 해서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의 몸의 반응이 꽤 비슷하다는 겁니다. 다만 운동을 하는 상황은 우리가 제어를 할 수 있죠. 그렇게 운동을 하다보면 흥분 상태를 조절하는 능력을 학습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동을 하기 전에도 우울증을 잘 관리한다는 이야길 들었지만, 운동을 한 이후로는 더 관리가 잘 됩니다. 나이도 더 들었고 식단을 조절하는 등 다른 요소도 많았겠지만 저는 운동의 역할이 제일 컸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은 여러분 운동 추천합니다. 고강도 운동 저강도 운동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우울증이 있다면 관리의 첫걸음이 될 것이고 없는 분은 예방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건강도 같이 따라오니 일석이조 아니겠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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